명을 읽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두 도시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북경(北京)**과 **동경(東京)**입니다. 오늘은 이 두 단어가 단순한 도시명을 넘어서 어떤 역사적 의미와 방향성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한자 문화권에서 ‘지명’이 어떻게 지어지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 ‘경(京)’이라는 한자의 의미
먼저, **‘경(京)’**은 고대 동아시아에서 **‘수도’ 또는 ‘도읍지’**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경성(京城)’, 즉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의 명칭도 여기에서 나온 것이죠.
따라서 북경(北京)과 동경(東京)은 단순한 도시명이 아니라, **‘북쪽 수도’, ‘동쪽 수도’**라는 뜻을 담고 있는 지명입니다.
🏯 북경(北京): 북쪽에 위치한 황제의 도시
‘북경’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을 한자음으로 읽은 말입니다.
- 北(북): 북쪽
- 京(경): 수도
즉 ‘북쪽 수도’, 다시 말해 중국의 북부에 위치한 정치 중심지라는 의미입니다.
과거 중국에는 여러 도읍지가 있었으며, 그중 **난징(南京: 남쪽 수도)**과 **베이징(北京)**은 번갈아 수도로 기능했습니다.
명나라 초기까지만 해도 수도는 난징이었지만, 영락제가 정권을 장악한 뒤 베이징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졌습니다.
🗼 동경(東京): 동쪽으로 옮겨진 수도
‘동경’은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를 한자음으로 읽은 표현입니다.
- 東(동): 동쪽
- 京(경): 수도
즉 ‘동쪽의 수도’, 다시 말해 일본의 동부에 위치한 정치 중심지를 뜻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원래 일본의 수도는 교토(京都, 경도)였습니다. ‘경도(京都)’는 ‘수도 중의 수도’라는 고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고, 천황이 머무는 도시였죠.
그러나 메이지 유신 이후 천황이 동쪽의 에도(江戸)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도시는 **‘동쪽의 수도’라는 의미의 ‘도쿄(東京)’**로 개명됩니다.
즉, 교토 → 도쿄로 수도를 옮기며 지명을 ‘경’ 중심으로 새롭게 재정립한 것입니다.
📌 참고로… 난징(南京)과 서경(西京)도 있다?
한자 문화권에는 이러한 방향 + 수도 조합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지명 | 의미 | 실제 도시 |
북경(北京) | 북쪽 수도 | 베이징 |
동경(東京) | 동쪽 수도 | 도쿄 |
남경(南京) | 남쪽 수도 | 난징 |
서경(西京) | 서쪽 수도 | 고대 중국의 낙양 또는 일본의 교토 |
이러한 명명은 단순히 지리적 방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문화적 중심 이동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 우리는 왜 ‘베이징’, ‘도쿄’가 아니라 ‘북경’, ‘동경’이라고 말할까?
이것은 한자 문화권에서 한국식 한자음을 기반으로 외래 지명을 불러온 전통에서 비롯됩니다.
중국어의 ‘北京’을 우리는 한자음을 따라 ‘북경’, 일본어의 ‘東京’을 **‘동경’**이라 부릅니다.
최근에는 원어 발음을 반영한 **‘베이징’, ‘도쿄’**라는 표기도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한자문화권의 전통과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선 ‘북경’, ‘동경’이라는 표현이 주는 역사적 맥락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마무리하며
‘북경’, ‘동경’은 단순한 도시명이 아니라, 도시의 지리적 위치와 정치적 의미가 결합된 상징적 명칭입니다.
이처럼 한자 문화권에서는 지명 하나에도 시대의 흐름, 정권의 이동, 문화의 중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도시는 바뀌고, 권력은 이동합니다. 그러나 이름은 역사를 담아 오늘날에도 살아 있습니다.